devil food
언젠가 에쿠니 가오리가 어느 책에선가 devil food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동시에 devil food와도 같은 사람이 있다고...

정말, 이젠 그만두어야 하는데

나의 devil food와도 같은 그에게 향하는 눈길을 그만 거두어야 하는데

나는 어느 순간엔가 나도 모르게 그를 향하고 있다. 

이럴땐 손마디를 잘라버리고 싶다. 
by kundera | 2009/11/24 17:32 | 지금, 여기. | 트랙백 | 덧글(4)
죄 없는 엉덩이

간만에..."그까이꺼아나토미" 중


Q2. 미디어법에 관한 헌재의 판결,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 건가요?



A 이거 간만에 연애상담 했더니 벌써 지면 다 썼네. 요건 짧게 정리하자. 어차피 간단하니까. 헌재 결정이 무슨 소리냐. 한마디로 말해, 싼 게 똥은 맞는데 빤스는 계속 착용토록 하라, 이거야. 근데 애초 헌재에 물었던 건 이거거든. 이 얼룩은 똥인가요, 아닌가요. 똥이면 벗어야 하니 판별을 해주세요.


그랬더니 헌재 왈, 똥은 똥이로되 빤스를 벗진 말거라. 자기들은 고무줄에 불과하나니 그 여부는 괄약근이 결정토록 하라. 이런 소리라고. 아니 애초 그 똥을 싼 게 괄약근인데. 그럼 괄약근더러 그 똥을 도로 삼키라는 건가. 뱉은 똥 주워 먹는 괄약근 봤나. 뻔히 알면서, 씨바. 게다가 그럼 우리들, 죄 없는 히프는 어쩌라고. 정작 그 똥 문대면서 살아야 하는 우리들 히프는 어쩌란 거냐고. 그냥 끊어버렸으면 되었을 것을. 그럼 벗겨지고 끝났을 것을. 그게 그렇게 무섭나. 에이, 이 비겁한 고무줄 어르신들아. 안 끊기니까 좋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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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비유. 상황은 슬픈데 비유땜에 웃는다. 에휴. 
by kundera | 2009/11/24 13:00 | 트랙백 | 덧글(0)
precious
이 영화는 참 많은 사회문제를 담고 있지만, 내가 가장 주목하게 되었던건, 모든 사람이 존재만으로 가치가 있고 대접받을 만한건 아니라는 것. 세상엔 정말 짐승보다 못한 인간이 참 많다는 것. 그리고 그 인간들이 그렇게 된 건 또 다른 그 보다 못한 인간들 때문이기에 도대체 누구를 탓해야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것.

이 영화는 모든 인간은 precious하다라고 말하지만, 난 아직 인간이 덜되어서인지 모든 인간이 그렇진 않은 것 같다. 자기 딸을 강간하는 아버지도 물론 그 누군가 때문에 그렇게 되먹지 못한 인간이 된 것이겠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그런 아버지를 가여워할 수 있는 경지에 달하기엔, 그 아버지에 당하는 딸이 너무나 가슴아파서,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 

타인을 해한 인간이, 자신도 다른 타인에 의해 망가졌으니 이해해달라고 말하는 건, 먼저 할 말이 아니다. 먼저 할 일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참회하고 조용히 처분을 기다리는 것. 이해해 달라고 말하는 건 용서를 비는 방법이 아니다. 


오프라 윈프리가 제작했고, 머라이어 캐리도 나오고 심지어 내가 사랑해마지않던 레니 크라비츠가 간호사로 나온, 간만에 본 참 훌륭한, 마음 아픈 영화. 그냥 영화가 아니라, 이런 아이들이 실제 존재하고 지금도 어느 곳에서 남 모르게 숨죽여 울고 있을 것이기에, 더 마음 아픈 영화. 
by kundera | 2009/11/22 18:48 | 보다 | 트랙백 | 덧글(4)
우리 집에 온 햇님
오늘 우리 집에 온 햇님. : )
당분간 우리 집에 머무르며 비오는 시애틀의 기나긴 겨울 내내 나만을 위한 햇살을 비춰줄 고마운 햇님. 
호빵맨 같은 포스 때문에 태양이라는 이름보다 햇님이 더 어울린다. 

(capitol hill을 걸어다니다 우연히 들른 urban outfitters에서 세일을 하고 있길래 40불에 저렴하게 집어 온 그림 한 점 덕에 집안 분위기도 살고 덩달아 내 기분도 아이처럼 좋아져 버렸다. 게다가 거실의 오렌지색 벽에 딱 어울린다!)

by kundera | 2009/11/22 15:30 | 지금, 여기. | 트랙백 | 덧글(4)
resilience
요 며칠간 참 바빴다. 덩달아 내 일상은 매우 단조로워졌다.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갔다가 저녁 7시께 와서 밥먹고 집이나 아래 카페에서 일 좀 더 하다가 한 2시경 잠드는. 3일간 한 10시간 잔것 같다. 

이제 회사를 다시 다니기 시작한지 한 3개월이 되어간다. 처음에는 대학원 전에 5년의 경력이 무색할 정도로 참 마음고생이 많았다. 주로 내 매니저와의 관계 때문이었는데, 결론적으론 그녀의 매니저 자질에 문제가 있는거라 이젠 더이상 스스로를 자책하며 괴로워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마음은 편하다.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라 계속 지켜봐야 하지만. 대신 하고 있는 일은, 자다가도 생각이 나 메모를 하게 만들정도로 몰입하게 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요즘 resilient란 단어를 자주 떠올리게 된다. 만약 내가 매니저와 겪고 있는 지금의 문제를 7년 전 일을 막 시작했을때 겪었다면 난 아마 아주 다르게 대처했을것이다. 대처란 말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어쩔줄 몰라했을것이고, 세상의 끝인양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엔 그런 일을 대하게 되면, 문제에 심각해 하다가도 "잘 될거다"라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된다. 그리고 문제를 좀더 객관적으로 - 다른 사람 입장에서도 보게 되고. 예전에 회사를 다닐땐, 그 시간이 내게 남긴 것 없이 흘러간것 같아 허무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 시간동안 무수한 일들을 겪으며 했던 생각, 느꼈던 감정들이 차곡차곡 내 안에 쌓여진 것 같다. "내공"이란건 어쩌면 이렇게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요즘엔 경험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다. 무슨 일이든, 겪기 전에 하는 생각은 그 경험의 깊이를 절대 짐작할 수 없다. 대학다닐땐, 사회생활이 왠지 무섭기도 해서 4학년때 잠시 대학원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고 싶은 공부도 있었지만 사실 그때의 심정은 도피였을거라 짐작한다. 선택의 여지없이 던져진 첫 사회생활 1년은 힘들었고, 지금 돌아봐도 자존감으로는 바닥을 기던 시절이었기에 절대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지만, 나에 대해 더 알게 되고, 내가 돈을 벌어 내 생활을 한다는 것의 현실을 직접 마주쳤기에 참 좋은 경험이었다. 그뒤의 사회생활도 마찬가지였다. 힘들때가 안힘들때보다 많았지만, 그런 힘든 순간들을 견디며 정말 마음이 힘들때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스스로 어떻게 마음을 다지며 살아야 하는지, 세상에 오롯이 서는게 얼만큼 힘든지 알기에 눈앞에 주어진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나도 모르게 하나하나 그 노하우들이 머릿속 여기저기에 그리고 마음에 쌓여졌나보다. 살면서 겪으며 얻은 그 배움들이 지금 힘들때 살며시 길을 제시해주는 것 같다. 20대가 쏜살같이 끝나버린건 아쉽지만, 그 댓가로 얻은 resilience가 지금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기에 그 시간은 전혀 아깝지 않다. 오히려 그 시간이 의미있는 가르침으로 가득 찰 수 있도록 많은 기회가 주어졌던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내 매니저도, 좋은 매니저는 아니지만 그녀 나름대로 훌륭한 경력을 지니고 있기에 내가 모르는 정말 훌륭한 부분이 있을거라 생각하고 기다리며 찬찬히 찾아 배우고 싶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안한다 -_-;). 그리고, 다 잘 될거다. 
by kundera | 2009/11/21 11:11 | 지금, 여기. | 트랙백 | 덧글(2)
busy
정신없을 정도도 아니고, 잡생각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지도 않을 정도로, 딱 그만큼 바쁘다. 바쁘니 마음이 편안해지는건 참 아이러닉하다. 
1년전 오늘의 블로그를 보니, 난 그때도 우울했더라. 지금 돌아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11월이었는데. 나란 인간, 현실에 늘 만족하지 못한다는거 잘 알지만 새삼스럽게 자꾸 깨닫게 된다. 언젠가 불행했던 인생의 그 시점에서 가능한한 멀리 떠나버리고 싶은 마음에서인지, 난 자꾸만 갈증이 나고 계속 꿈을 꾼다. 돌아오는 대가는 현재를 현재답게 즐기지 못하고 계속 스스로에게 가혹해지는 것...이지만, 어쩔수가 없다. 이게 나인걸. 
by kundera | 2009/11/18 14:00 | 지금, 여기. | 트랙백 | 덧글(1)
삶.
- 지난 2주간 이런저런 많은 일이 있었는데 지금 다 몰아서 생각해보니 다 별일 아니었던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 지난 주에 짦은 프로젝트를 하나 시작해서 간만에 정신없이 바빴었다. 바쁘니, 이상하게 안심이 되더라. 다른 잡생각을 안하게 되서인지. 아니면 난 바빠야 마음의 안정을 찾는 워커홀릭의 전형이 되어버린건지.

- 그 바쁜 주의 주말, 그러니까 지난 주말엔 San Francisco엘 다녀왔다. 여기선 비행기로 2시간밖에 안걸리는데, 마침 뉴욕주에 사는 대학 후배가 학회차 온다고 해서 그 아이도 만나고, 거기서 일하고 있는 다른 대학원 친구들도 만날겸 놀러갔다. 거기서 지내는 주말 내내 날씨가 환상적으로 좋았고, 만나고 싶던 사람들 두루두루 다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ocean beach가서 정말 좋은 풍경도 보고 - 그렇게 간만에 가득하게 행복한 주말을 보냈다.  : )

Ocean Beach

- 진작 앞머리를 만들걸 하는 생각을 내내 하게 만든 주말이기도 했다. union square에 앉아 친구를 기다리며 책을 보는데, 계속 지나가는 남정네들이 관심을 보이더라. before/after의 차이는 오로지 앞머리. 아니면 SF와 Seattle의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뱅 효과가 지속되길 바란다. -_-;

- 거의 8개월 만에 감기에 걸렸다. 걸리면서 온몸에 근육통이 오는걸 보니, 약간 독감스럽기도 하다. 감기를 핑계로 어젠 10시에 잤고, 오늘도 그럴 예정이다. 

- 그...란 존재는 내게 junk food같다. 계속 연락하면 결국 내가 상처받을걸 아는데, 자꾸만 연락하게 된다. 결국 나와 또다른 나 사이의 이 힘겨루기에서, 솔직히 난 이길 자신이 없다. 
by kundera | 2009/11/13 14:15 | 지금, 여기. | 트랙백 | 덧글(10)
tango
요즘 탱고를 배우고 있다. 한번에 10불짜리라 부담도 없고, 가르치는 커플이 아르헨티나에서 온 진짜 탱고를 취미 이상으로 추는 사람들이라 기대 이상으로 좋다. 

탱고에 대해 어릴때부터 뭔가 모를 환상이 있었다. 아마 고등학교 때 Sally Potter의 "Tango Lesson"이란 영화를 보고 나서부터일게다. 실제로 배워보니, 참 어려운 춤이다. Salsa처럼 기본 스텝만 알면 즉흥적으로 출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자세도 중요하고, 파트너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다. 

이제 겨우 2주되었지만 지난 2주간의 레슨을 거치며, 내가 얼마나 타인의 신호에 무심한 인간인가 하는 걸 깨닫고 있다. 탱고는 남자의 리드가 매우 중요해서 여자는 리드하는 남자의 움직임과 강약조절에 집중해야 하는데, 난 어느 순간엔가 내 움직임에만 신경쓰고, 자꾸만 파트너보다 먼저 스텝을 나가버린다. 막말로 파트너는 신경 안쓴다는거지. -_-; 비약일지 모르지만, 그래서 연애가 안되나보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난 그냥 내 감정만 중요하지, 상대방의 감정은 신경쓰지 않는거다. 

탱고, 어렵지만 배울수록 정말 매력적인 춤이다. Tango Lesson 영화의 순간처럼 출수있는 날이 언제 올까 싶지만, 시작이라도 해서 참 다행이다 싶다. 

by kundera | 2009/11/05 17:15 | 지금, 여기. | 트랙백 | 덧글(4)
...
- 아무 것도 하기가 싫다

- 오늘, 일 시작하고 정말 처음으로 밤 10시 넘어서 퇴근했다. 간만에 할 일이 많으니 뭔가 뿌듯하기도 하지만, 밤 8시만 넘으면 뇌가 멈추려고 하는게 마구 느껴지면서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저항감이 온 몸으로 느껴진다. 2-3년 전을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얘기지만...습관이란게 참 무서운거라는거, 마구 느낀다.

-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놓고 몸을 담그고 동영상을 보며 와인을 한잔 마셨는데, 뭐가 안좋았는지 갑자기 속이 안좋아지면서 그만 저녁먹은걸 다 토하고 말았다는;;;; 간만에 야근하니 이런건가? 몸이 막 데모를 하는구나.

- 내일도 long-day가 될거다. 그래도 간만에 일때문에 늦게나마 매니저와 한참 얘기를 했다. 난, 어쩌면 그냥 매니저 관심 결핍증이었는지도 모른다. 간만에 한시간 대화했다고 이렇게 사기가 오르는 걸 보면. 이럴때면 마치 여러 강아지들 틈에서 어미개 관심을 끌려는 힘없는 강아지가 된 기분. 


by kundera | 2009/11/04 17:38 | 지금, 여기. | 트랙백 | 덧글(3)
외로움에 대한 자세.
2개월 전, 이 낯선 도시로 최소 몇년간은 살 작정을 하고 온 이후로, 정말 미칠듯이 외로워했다. 지금도 외롭지만,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외로운 정도는 아닌 걸 보면 어느 정도 이성을 되찾은 것 같기도 하다. 
내 이 외로움의 근원을 생각해보고 대충 몇가지로 요약을 해보면,
- 친하던 학교 친구들이 근처에 없다
- 회사의 매니저랑 사이가 아직 원만하지 못하다
- 회사의 문화가 적응하기가 어렵다
- 그냥 도시가 아직 낯설다 

대충 이렇다. 근데 웃긴게, 이걸 2년 전으로, 또는 약 10개월 전으로 rewind해서 생각해보면 다 같은 상황이었다. 2년전의 나는 이맘때 위와 비슷한 이유로 또 참 많이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땐 리크루팅도 큰 이유였지만, 그건 외로움이라기 보다 스트레스의 원인이었다. 다행히 참 친한 친구가 같은 학교 대학원으로 유학을 와 그 친구에게 많이 기댈 수 있어서 그 외로움에 익숙해지고 이겨낼 수 있었다. 10개월 전엔 교환학생으로 남아공에 가서 처음에 참 많이 외로웠었다. 그때도 비슷한 이유들이었지만, 어차피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일거라는 생각에 참고 견디었던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남아공은 내가 가본 어느 곳보다도 많이 달랐기에, 그 다름을 체험하느라 솔직히 그리 외로워할 시간도 없었고. 

물론 다른 변수들로 인해 다행히 지난 2년간의 외로움은 그럭저럭 견뎌낼 수 있었지만, 지난 경험을 생각해보면, 이번의 외로움은 근본적으론 내 자세에 문제가 있는것 같다. 또한, 내가 정말 지독하게 외로움을 많이 타는 인간이라는 걸, 새삼 -_-;; 깨달았다. (이미 내 주위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는데 그간 나만 부정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고보니 약 4년 전에 신점보러 갔을때가 생각난다. 그때 그 점 봐주시는 분이 "굉장히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이라 결혼은 꼭 하게 될 것"이라고 했더랬다. 동시에 부모랑 멀리 떨어져 살며 효도할 팔자라고도 했다. 글쎄, 결혼을 한다고 외롭지 않은 건 아니라 동의하긴 어렵지만, 애인이 필요한 건 사실이고 -_-;; 멀리 떨어져서 어느 정도 가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차원에선 그 점쟁이의 말이 아주 틀린건 아닌거 같다.  (그러고 보니 좀 무섭다;;;)
by kundera | 2009/11/03 16:50 |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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