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go
요즘 탱고를 배우고 있다. 한번에 10불짜리라 부담도 없고, 가르치는 커플이 아르헨티나에서 온 진짜 탱고를 취미 이상으로 추는 사람들이라 기대 이상으로 좋다. 

탱고에 대해 어릴때부터 뭔가 모를 환상이 있었다. 아마 고등학교 때 Sally Potter의 "Tango Lesson"이란 영화를 보고 나서부터일게다. 실제로 배워보니, 참 어려운 춤이다. Salsa처럼 기본 스텝만 알면 즉흥적으로 출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자세도 중요하고, 파트너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다. 

이제 겨우 2주되었지만 지난 2주간의 레슨을 거치며, 내가 얼마나 타인의 신호에 무심한 인간인가 하는 걸 깨닫고 있다. 탱고는 남자의 리드가 매우 중요해서 여자는 리드하는 남자의 움직임과 강약조절에 집중해야 하는데, 난 어느 순간엔가 내 움직임에만 신경쓰고, 자꾸만 파트너보다 먼저 스텝을 나가버린다. 막말로 파트너는 신경 안쓴다는거지. -_-; 비약일지 모르지만, 그래서 연애가 안되나보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난 그냥 내 감정만 중요하지, 상대방의 감정은 신경쓰지 않는거다. 

탱고, 어렵지만 배울수록 정말 매력적인 춤이다. Tango Lesson 영화의 순간처럼 출수있는 날이 언제 올까 싶지만, 시작이라도 해서 참 다행이다 싶다. 

by kundera | 2009/11/05 17:15 | 지금, 여기. | 트랙백 | 덧글(3)
...
- 아무 것도 하기가 싫다

- 오늘, 일 시작하고 정말 처음으로 밤 10시 넘어서 퇴근했다. 간만에 할 일이 많으니 뭔가 뿌듯하기도 하지만, 밤 8시만 넘으면 뇌가 멈추려고 하는게 마구 느껴지면서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저항감이 온 몸으로 느껴진다. 2-3년 전을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얘기지만...습관이란게 참 무서운거라는거, 마구 느낀다.

-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놓고 몸을 담그고 동영상을 보며 와인을 한잔 마셨는데, 뭐가 안좋았는지 갑자기 속이 안좋아지면서 그만 저녁먹은걸 다 토하고 말았다는;;;; 간만에 야근하니 이런건가? 몸이 막 데모를 하는구나.

- 내일도 long-day가 될거다. 그래도 간만에 일때문에 늦게나마 매니저와 한참 얘기를 했다. 난, 어쩌면 그냥 매니저 관심 결핍증이었는지도 모른다. 간만에 한시간 대화했다고 이렇게 사기가 오르는 걸 보면. 이럴때면 마치 여러 강아지들 틈에서 어미개 관심을 끌려는 힘없는 강아지가 된 기분. 


by kundera | 2009/11/04 17:38 | 지금, 여기. | 트랙백 | 덧글(3)
외로움에 대한 자세.
2개월 전, 이 낯선 도시로 최소 몇년간은 살 작정을 하고 온 이후로, 정말 미칠듯이 외로워했다. 지금도 외롭지만,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외로운 정도는 아닌 걸 보면 어느 정도 이성을 되찾은 것 같기도 하다. 
내 이 외로움의 근원을 생각해보고 대충 몇가지로 요약을 해보면,
- 친하던 학교 친구들이 근처에 없다
- 회사의 매니저랑 사이가 아직 원만하지 못하다
- 회사의 문화가 적응하기가 어렵다
- 그냥 도시가 아직 낯설다 

대충 이렇다. 근데 웃긴게, 이걸 2년 전으로, 또는 약 10개월 전으로 rewind해서 생각해보면 다 같은 상황이었다. 2년전의 나는 이맘때 위와 비슷한 이유로 또 참 많이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땐 리크루팅도 큰 이유였지만, 그건 외로움이라기 보다 스트레스의 원인이었다. 다행히 참 친한 친구가 같은 학교 대학원으로 유학을 와 그 친구에게 많이 기댈 수 있어서 그 외로움에 익숙해지고 이겨낼 수 있었다. 10개월 전엔 교환학생으로 남아공에 가서 처음에 참 많이 외로웠었다. 그때도 비슷한 이유들이었지만, 어차피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일거라는 생각에 참고 견디었던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남아공은 내가 가본 어느 곳보다도 많이 달랐기에, 그 다름을 체험하느라 솔직히 그리 외로워할 시간도 없었고. 

물론 다른 변수들로 인해 다행히 지난 2년간의 외로움은 그럭저럭 견뎌낼 수 있었지만, 지난 경험을 생각해보면, 이번의 외로움은 근본적으론 내 자세에 문제가 있는것 같다. 또한, 내가 정말 지독하게 외로움을 많이 타는 인간이라는 걸, 새삼 -_-;; 깨달았다. (이미 내 주위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는데 그간 나만 부정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고보니 약 4년 전에 신점보러 갔을때가 생각난다. 그때 그 점 봐주시는 분이 "굉장히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이라 결혼은 꼭 하게 될 것"이라고 했더랬다. 동시에 부모랑 멀리 떨어져 살며 효도할 팔자라고도 했다. 글쎄, 결혼을 한다고 외롭지 않은 건 아니라 동의하긴 어렵지만, 애인이 필요한 건 사실이고 -_-;; 멀리 떨어져서 어느 정도 가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차원에선 그 점쟁이의 말이 아주 틀린건 아닌거 같다.  (그러고 보니 좀 무섭다;;;)
by kundera | 2009/11/03 16:50 | | 트랙백 | 덧글(0)
one fine sunday
- 2주간 내내 비가 왔었다. 그에 대한 보상인지, 왠일로 이번 주말엔 내내 햇빛이 났다. 

- 할로윈이었던 토요일, 날씨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 capitol hill을 한참 쏘다녔다. 그 거리는 할로윈이 아니더라도 늘 할로윈처럼 입고 다니는 punk족이며 grunge look으로 가득한 사람들이 넘쳐나는 곳이다. 난 할로윈에 사람 구경하는건 좋지만, 늘 뭘로 변신해야할지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아 고역이다. 그래서 그 핑계로 뭘 살까 돌아다니다 구제 옷 파는 곳에서 예쁜 여름용 튜브 원피스를 단돈 7불에 구했다. 할로윈과는 아무 상관없지만. 

- 그런대로 시끌벅적한 할로윈 파티 후, 술에 취해 집에 온 난 또 갑자기 쓸쓸한 마음이 들어 한참 그의 facebook을 들여다봤다. 언제 그만 둘까 이짓. 

- 일요일이었던 오늘, 계획했던 사소한 일들이 꽤 있었지만 다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아침에 일어나 밥 먹기전 운동을 하고 싶었고, 후배와 리크루팅 관련 통화를 해야했으며, 삼촌 댁에 들려 간만에 얼굴도 좀 들이밀고, 머리를 자르고, 저녁엔 근처 성당의 저녁 기도엘 가고 싶었다. 

- 왠걸, 이거 오늘 다 했다. 여기에 추가로 2주만에 청소까지. 결과로, 집은 깨끗해졌고, 난 거의 4년만에 앞머리가 생겼으며, 성가와 함께한 compline 기도 덕에 마음은 seattle 온 후 그 언제보다 차분해졌다. 


내가 요즘 좋아라 하는 카페. 바로 맞은 편에 작은 극장이 있고, 이곳은 크레페가 참 맛있다. 
간만에 세수한 우리집. 오늘 햇살 참 좋았다. 
by kundera | 2009/11/02 16:30 | 지금, 여기. | 트랙백 | 덧글(2)
반성
- 딱 잘라 한 4년전 이맘때, 그러니까 2005년 이맘때 내 마음은 지옥이었을 것이다. 일은 점점 처리 불가능의 상태로 많아졌고,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 사이의 간극은 점점 커졌으며,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내 능력에 대해서도 계속 물음표 상태였다. 게다가 나만의 생계가 아닌 가족의 생계를 생각해야했으며, 그 당시의 벌이로는 도저히 미래는 더 나아질거라고 생각할 수 없는 상태였다. 연애다운 연애는 한지 오래였으며, 내 처지에 연애다운 연애를 과연 평생 할 수 있을까 하는 자조로 가득한 때였다. 내가 의지했던 친구들/언니들이 아니었다면, 견딜 수 없는 날들로 가득한 시절이었을 것이다.

- 그에 비하면, 지금의 나는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 그때 그렇게 벽에 머리를 찧으며 고민하던 일도, 생계도,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고, 연애는 정지상태이지만, 영원할 것이라 생각은 하지 않는다. 매일매일 나를 괴롭히던 일상의 고민에서 적당히 거리를 두고, 단순히 외국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부분 나를 위해 시간을 보낸다. 4년 전에 비교하면, 이건 거의 천국이나 다름이 없다. 

- 내가 내 힘으로 이만큼 와서, 원하는 곳을 여행하고, 그러면서 더 넓은 가능성을 지닌 인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에 대해 반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건 얼마나 복받은 일인가. 그걸 기억해야한다는 생각에, 지난 몇주간 나의 태도를 정말 깊이 반성한다. 

- 반성이 그냥 현재 가진것에 만족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감사하되, 원하는게 있다면 끊임없이 뭐든 해야한다. 불평하지 말고. 열심히.  


by kundera | 2009/10/31 16:55 | | 트랙백 | 덧글(0)
일상
- 요즘 내 일상의 유일한 낙 중 하나는 퇴근 후 운동하고나서 반신욕한 후 와인한잔 하면서 Grey's Anatomy보는 것. @.@ Seattle이 배경인 드라마라 그런지, 몇 발자국만 걸어나가면 보이는 Space Needle이 중간중간 드라마 사이에서 보여서 그런지, 왠지 그냥 가까운 느낌이 든다는. 
- 그래서 1.5리터들이 와인 한병을 일주일만에 다 마시는 사태가 발생하고, 가끔은 내가 이러다 알콜중독이 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하루에 와인 한두잔은 괜찮다고 생각하며 이 일상의 유일한 낙을 유지하려는 내가 참 그럴때도 있다. -_-;

- 이번 주 Grey's Anatomy를 보며, 내 지난 일주일을 반추하며 든 생각: 하는 일이 뭐건 간에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다. 관건은 어떤 자세로 견디는가 이다. 그 태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실제 물리적인 결과는 같더라도, 내 자세에 따라 그 결과가 다음의 행동에 미치는 방향은 완전히 다를 수도 있다. 

- 때론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는게 나을 수도 있다. 그냥 내 할일만 하자. 그렇게 내 몫만 다 해내면, 하늘도 자기 몫을 할테니, 기다리자. 

- 이미 지나간 사랑에게 고백을 했다. 아무 소용없는 일이지만, 이거 따지고 보면 내 특기이다. 난 결과에 상관없이, 내 감정 솔직하게 얘기해야 속이 시원하다. 결과론적으로 따지면 바보같은 짓이고 내게 아무 소득도 없지만, 내가 사랑했던 사람에게 내가 그랬노라고 알려주는게 왠지 예의일거 같아서이다. 그걸 들은 그가 어떻게 느끼든, 그건 그의 몫이다. 말하고 나면 늘상 쓸쓸하지만, 그래야 나는 마침내 그 관계를 끝낼 수 있다. 그래서, 나를 위해서, 고백을 했다. 


by kundera | 2009/10/31 15:47 | 지금, 여기. | 트랙백 | 덧글(2)
모양
- 내가 어지간히 딱해 보이거나 절박해 보였나보다. P가 나서서 브런치나 먹자고 제의해 온걸 보면. 그와 나는 과거 약간 복잡한 관계였고, 지금은 그냥 소위 그 "쿨한 관계"를 유지 중인데 같이 엮여야만 하는 공적인 일을 제외하곤 사적으로는 가급적 안만나고 있었다. 만날 이유도 없고, 만나면 더 복잡해질 관계라. 그런 그가 어젯밤 문득 페이스북으로 브런치 같이 먹을래 하는 쪽지를 남겼다. 망설여야 할 일이었고, 만나고 나서 후회할지도 몰랐지만, 난 그냥 덥석 그러자고 답장을 보냈다. 정말 말할 사람이, 얼굴 맞대고 얘기할 사람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나름의 핑계는, 저녁도 아니고 술자리도 아닌 바에야 뭐 큰 오해야 생기겠냐는 거였다. 둘이서만 얼굴 맞대고 얘기한 적이, 작년 8월 이후로 처음이었다. 처음에 보자마자 어떻게 지내냐고 묻는 그의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3초간 망설였다. 이곳 사람들은 아무 의미없이 안부인사로 묻는 그 질문에, 좋건 나쁘건 그냥 괜찮다고 대답한다. 질문 의도 자체가 상대가 진짜 어떤지 궁금해서라기 보다 그냥 예의상 하는 인사이기에 아무도 진심으로 얘기하지 않는다. 나도 여느때 같았으면 그랬을거다. 나 좋아. 너는? 이라고. 하지만 오늘은 그러기엔 속에 쌓아놓은게 너무 많아 그 대답이 정말 억지로라도 나오지가 않았다. 그래서 시선을 마주치치 못한채, 어떻게 지냈냐는 말에, 잠깐 망설이다 그만 다 쏟아내고 말았다. 눈물이 나오지 않은게 다행이었다. 

- 그와 그렇게 밥을 먹으며 얘기를 한참 하다 헤어진 후 길을 걸으며, 왜 너는 남의 남자인 것이냐 하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작년 8월에 들었던 그 생각. 남자친구의 존재가 간절해졌다. 하지만 요즘 내가 나를 대하는 모양새를 보면서, 이 모냥이니 남자친구가 생기겠냐 싶은 생각이 들어 그냥 생각을 접었다. 난 지독하게 자기중심적이면서도 제대로 스스로를 사랑할 줄 모른다. 그래서 타인도 사랑할 줄 모르는거다. 그러면서 계속 징징댄다. 외롭다고, 좀 보듬어달라고. 얘기를 좀 들어달라고. 이런 내가, 이 순간에 또 이런 징징대는 글을 쓰는 내가 징글맞고 부끄럽다. 세상엔 정말 하나 가진것 없이도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왜 나는 이 모양일까. 난 처량하지도 않고 그냥 참 못났다. 

by kundera | 2009/10/26 16:50 | 지금, 여기. | 트랙백 | 덧글(2)
빚청산 대 프로젝트
지난 2년간 공부하느라 대출한 빚과 최근에 산 차 할부금, 그리고 엄마 임플란트 비용까지 다 합하면 현재 내 빚은 이자포함해서 약 19만불가량 된다. 한화로는 아마 2억이 좀 넘을 거다. 30대를 빚과 함께 시작하게 되었지만, 좀더 다양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의미에서 당연한 기회비용이다. 이제 남은건 이 빚을 빨리 갚는 것. 오늘 자세한 계획을 세워보니 게획대로만 한다면, 2013년 12월이면 빚을 다 청산할 수 있을거 같다. 좀 무리하게 잡은 계획이지만, 빠듯하게 안쓰고 살면 가능한 계획이다. 솔직히 처음엔 더 빨리 갚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일단 소득세 때문에 내가 원래 버는 것에서 1/3이 댕강 잘려나가게 되니, 빚갚을 돈을 제하고 나면 오히려 한달 생활비는 서울에서보다 더 빠듯하게 살아야 할 것 같다. 

할 수 있다. (안그러면 대안이 없다. -_-;) 그 다음부터는 오로지 NPV positive가 될 테니 - 그 날이 기다려진다!!!


by kundera | 2009/10/26 14:40 | 다짐과 계획 | 트랙백 | 덧글(7)
coco avant chanel
자신만의 고집과 생각을 고수하며 사회적 편견에 맞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동기는, 과연 순수하게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자 하는 것에서 나오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이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열등한 부분을 극복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결정적으로 "타인과 다른 길을 추구하는 대안"을 선택하기 때문일까?

샤넬의 경우는 분명 후자였던것 같다. 태생이 가난했고,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고선 자신이 열망하는 세계에 발을 들일 수 없다는 걸 알았기에, 아예 남과 다른 길을 택했다. 여자가 일을 한다는 건 곧 가난하기 때문에 일하는 것이라는 인식에 맞서 자신이 잘 하는 재봉일에 전념해서 자신만의 부티크를 만들었고, 가장 심플한 디자인을 추구하면서 당시의 화려한 디자인들 사이에서 돋보였다. 그렇게 그녀는 해냈고, 그렇게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그녀의 삶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분명 기회주의자였던 측면도 있고, 그다지 인간적이었던 것 같지도 않다. 지금은 내 머릿속이 복잡해 뭐라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어렵지만, 시대의 흐름에 거꾸로 가면서 자신의 이름을 남긴 사람 중 한명으로서, 그 용기가 참 부러운 인물인것은 분명하다.

* 오드리 또뚜는 언제나처럼, 참 아름답고 연기 잘한다. 
** 난 명품 욕심 하나도 없는 줄 알았는데,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나중에 돈 벌면 샤넬 정장 하나는 사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_-; (세월이 지나도 늘 통한다는 스타일이기에 가격대비 효용도가 많을거라는 이유로 정당화하면서;;;;)

by kundera | 2009/10/25 14:49 | 보다 | 트랙백 | 덧글(4)
근황이랄것도 없는 근황
- 일은 바쁘진 않은데 스트레스는 만빵이다. 빨리 성과를 내지 못하는 조바심 탓이다. 조바심을 안내고 차근차근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마음만 계속 급하고, 스트레스는 쌓인다. 

- 스트레스 탓에 심하게 피곤하다. 그리고 요즘엔 자주 어지러운데 그게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 생각엔 기본적인 미네랄이나 철분 비타민 섭취가 잘 안되어서 그런거 같은데, 잘 모르겠다. 가끔 운전하다가 갑자기 팽 어지러울때가 있는데 그떄마다 가슴을 쓸어내린다. 솔직히, 평생 어지러운 적은 초등학교때 운동장 조회하다가 땡볕아래 서있느라 현기증 난 적을 제외하곤 없기에 조금 걱정은 된다. 

- 외로움 모드는 지속되고 있다. 이 탓에 엉뚱한 사람들에게 짜증을 내거나 감정을 분출한다. 안그래도 힘들 엄마가 첫번째 대상이었고, 이미 안녕을 고한 그가 두번째 대상이었다. 마음깊이 사랑하는 엄마에게 짜증을 내는것도, 사랑하지 않는데 순전히 외로운 마음에, 가장 최근에 만났단 이유로 그를 내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취급하는 것도, 다 정말 옳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서울의 친구들에게 칭얼댈수도 없다. 어디에 있든, 외로운건 매한가지이니까. 내가 바꿔야 하고 내 생각이 바꿔야 하는 걸 잘 알지만, 그게 정말 참 마음대로 잘 안된다. 그래서 자꾸 내가 싫고 힘들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 결과적으로 자꾸 내가 못났다고 생각하게 된다. 일부는 사실이지만 한편으론 가끔 내가 너무 내게 가혹한가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럴때마다 스페인에서 보낸 2주가 자꾸 생각난다. 정말 모든것에서 자유로웠던 그 2주. 아무 가치판단도 평가도 하지 않고 나 있는 그대로를 즐겼던 그 시간. 그게 왜 일상생활에선 되지 않는걸까. 난 이 정도 그릇 밖에 안되는 인간인 걸까. (또 자기탓)

- 결정적으로 얘기를 하고 싶은데, 그럴 상대가 없다. 학교 친구들은 다 다른 지역으로 뿔뿔히 흩어졌고 친한 친구들은 쉽사리 연락하기 어려운데 있거나 아니면 그 친구들도 어려운 일을 겪는 중이라 거기다 내 고민까지 더하고 싶지가 않다. 그리고 30년이나 살았으면 이 정도 쯤이야 그냥 스쳐지나가듯 넘길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더 극성을 부리는 것 같아 나이를 헛먹은거 같기도 하다. 이 모든게 섞여, 어느 순간 그래 한국의 누구에게 전화를 하자고 마음먹었다가도 그만 포기하고 만다. 좀더 이겨보고 정말 힘들거든 그때 얘기하자. 서울에선 그냥 그때그때 시간되던 친한 친구들 언니들과 함께 아무리 사소한 이야기라도 나눌 시간이 있었기에 다사다난했던 내 첫 6년 직장 생활을 버텼는데, 지금은 그 사소한 이야기를 나눌 사람들이 별로 없다. 그게, 참 답답하다. 


by kundera | 2009/10/24 16:18 | 지금, 여기.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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