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ama & Hope


오늘로서 미국은 새로운 역사의 전환점을 맞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최초의 유색인종 대통령은 정말 큰 의미이다. 영국 이주민들과 나중엔 유럽의 가난을 견디지 못해 이주한 이주민들이 세운 나라. 건국 과정에서 유럽 왕정으로부터의 자유와 계층간의 평등을 강조했지만 아프리카에서 흑인을 노예로 데려다가 노예제도를 한동안 정당화했던 나라. 노예제도가 폐지된 이후에도 한참동안, 그리고 지금도 어느 주에서는 버젓이 공공연하게 인종차별을 하고 있는 나라.

짧은 역사이고, 그래서 아직도 풀어야 할 갈등의 요소가 다분하고 여러모로 모순적인 나라이지만, 이런 와중에 흑인이 대통령이 된다는 건 누가 봐도 참 역설적이면서도 대단한 일이다. 물론 그 이면엔 다양한 정치적인 이익이 난무하겠지만, 일단 그가 당선된다면 - 지금 상황을 봐서는 - 그 자체로도 정말 말 그대로 희망이 현실화 되는 순간을 보게 되는 것 같다.

Obama는 캠페인 내내 Hope을 강조해왔다. 각종 언론에서는 McCain vs. Obama를 Hero vs. Hope으로 비교해왔다. Hero나 Hope이나, 둘다 모두 현실적인 단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난 단연코 Hope을 선택할 것이다. Hero가 존재한다면 그에게 부탁해서 모두 해결해 달라고 하면 되니 간편하긴 하지만 그런 존재가 있을리 만무하다. 대신 Hope은, 누군가 내게 강하게 믿을 수 있는 희망을 준다면, 그래서 그 희망을 믿고 그걸 기반으로 더 나은 내일을 살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다면, 작게든 크게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마련해주니 당연히 Hope을 선택하는 것이다.

외국인으로서, 나는 아무 권한도 없지만, "We've got a lot of things to do"라고 외치며 나선 이 젊고 패기찬 상원의원이 진정한 희망을 주는 대통령으로서 앞으로 4년 잘 해가길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제발 한국 대통령 이씨도 좀 잘했으면 좋겠다. 희망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그냥 절망만 좀 덜주면 바랄게 없다.
by kundera | 2008/11/05 13:20 | 사람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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